AI 기본법, 채용에서 AI가 나를 평가했다면 무엇이 달라지나
AI 면접이나 AI 역량검사를 보고 떨어졌을 때 가장 답답한 건 "누가, 무엇을 보고" 떨어뜨렸는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AI 기본법이 채용 평가를 고영향 인공지능 영역으로 정했지만 구직자가 곧바로 탈락 사유를 받을 수 있게 된 건 아닙니다.
이 법이 채용 AI를 두고 실제로 무엇을 정했는지와 구직자가 현실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조문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2026년 9월 15일 기준이며 법률 자문이 아닌 정보 안내입니다.

AI 기본법은 채용에 쓰는 AI를 어떻게 보나요?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은 2026년 1월 22일 시행됐습니다. 제2조 제4호는 사람의 생명·신체의 안전과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AI를 고영향 인공지능으로 정의하고 그 영역 중 하나로 "채용, 대출 심사 등 개인의 권리ㆍ의무 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판단 또는 평가"(사목)를 적었습니다.
그렇다고 채용에 쓰인 AI가 전부 고영향이 되는 건 아닙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시행 당시 설명에서 최종 의사결정 과정에 사람이 개입하는 경우는 통제 가능한 것으로 보고 고영향 AI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습니다(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6년 1월 21일).
AI 점수를 참고만 하고 면접관이 최종 합격을 정하는 구조라면 고영향에서 빠질 여지가 큽니다.
AI 기본법은 기업에 무엇을 하라고 하나요?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제31조 제1항은 인공지능사업자가 고영향 또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이용한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경우 그 AI에 기반해 운용된다는 사실을 이용자에게 사전에 고지하도록 했습니다.
제34조 제1항은 고영향 인공지능을 제공하는 사업자에게 위험관리방안, 기술적으로 가능한 범위에서 AI가 도출한 최종결과와 주요 기준에 대한 설명 방안, 이용자 보호 방안, 사람의 관리·감독, 관련 문서의 작성·보관을 요구합니다.
제43조는 고지 의무 위반 등에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정했습니다. 다만 정부는 최소 1년 이상 사실조사·과태료 계도기간을 운영한다고 밝혀서 당장 제재가 이뤄지는 단계는 아닙니다.

AI 면접을 쓴 회사는 모두 AI 기본법 의무를 지나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법의 의무 주체는 인공지능사업자이고 제2조 제8호의 이용자는 AI 제품·서비스를 제공받는 자를 말합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강성윤 변호사는 매일경제 칼럼(2026년 3월 18일)에서 금융사 사례를 들며 외부 기업이 제공하는 AI 면접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해 채용을 진행하면 그 회사는 '이용자'에 해당해 기본법상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직자는 조문상 제2조 제9호의 영향받는 자에 가깝습니다. 제31조의 사전 고지 대상은 이용자로 적혀 있어 이 법만으로 구직자가 직접 고지를 받을 권리가 분명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기업들은 AI 채용 사실을 실제로 알리고 있나요?
헤럴드경제(2026년 8월 20일)가 인용한 한국고용정보원의 2025년 기업 채용동향조사를 보면 상위 500대 기업 중 21.7%(86개사)가 채용에 AI 도구를 활용했습니다. 이 가운데 구직자에게 사전 고지한 곳은 57.0%, AI가 수집한 정보의 처리 방법을 설명한 곳은 55.8%였어요.
현행 채용절차법에는 AI 활용 채용을 직접 규율하는 조항이 없습니다. 고용노동부는 AI 채용 가이드라인과 사전 고지·차별 금지를 담은 채용절차법 정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국회에는 AI 채용 사전 고지를 담은 채용절차법 개정안이 발의돼 법안소위에 계류돼 있습니다(디지털데일리, 2026년 8월 4일). 아직 통과된 개정은 없습니다.

AI 기본법 말고 구직자가 지금 쓸 수 있는 권리는 무엇인가요?
현실적으로 먼저 볼 조문은 기본법보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37조의2입니다. 완전히 자동화된 시스템(AI 포함)으로 개인정보를 처리해 내린 결정이 권리·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면 정보주체는 그 결정을 거부하거나 설명 등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처리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인적 개입에 의한 재처리·설명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한계도 분명합니다. 이 조항은 완전히 자동화된 결정이 전제라서 사람이 최종 검토했다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거부권은 동의나 계약 체결 과정 등 제15조 제1항 제1호·제2호·제4호에 따른 결정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조문에 적혀 있어요. 결국 모든 탈락자가 사유를 받아낼 수 있는 구조는 아닙니다.
공공기관 채용이라면 정보공개청구도 방법입니다. 2022년 수원지방법원과 광주지방법원은 시민단체가 공공기관 두 곳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AI 면접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고 판결했습니다(법률신문, 2026년 5월 16일 칼럼).

AI 전형을 앞둔 구직자는 무엇을 챙기면 되나요?
먼저 공고와 전형 안내,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서에서 AI 면접이나 AI 역량검사가 쓰이는지, 결과를 사람이 최종 판단하는지를 확인해 두세요.
결과에 의문이 있으면 회사의 개인정보 보호책임자에게 자동화된 결정 여부와 설명을 서면으로 요청할 수 있습니다. 채용절차 관련 상담은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1350, 개인정보 침해 신고는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 118, 분쟁 조정은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에서 받습니다. 개별 사안의 판단은 전문가 상담을 거치세요.
전형 자체를 준비하는 방법은 2026 AI 역량검사 준비와 AI 역량검사 기본 가이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마치며
AI 기본법은 채용 평가를 고영향 인공지능 영역으로 정하고 사업자에게 사전 고지와 설명 방안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최종 판단하거나 회사가 벤더 AI를 그대로 쓰는 이용자라면 의무 밖에 놓일 수 있습니다.
구직자 입장에서 지금 가장 쓸모 있는 건 AI 활용 여부를 미리 확인하고 완전 자동화 결정이었다면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설명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채용절차법 개정은 아직 논의 단계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AI 기본법은 언제부터 시행됐나요?
2026년 1월 22일부터 시행됐습니다. 정부는 최소 1년 이상 사실조사·과태료 계도기간을 운영한다고 밝혔습니다.
AI 면접은 AI 기본법상 고영향 인공지능인가요?
제2조 제4호 사목이 채용 등 개인의 권리·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판단·평가를 고영향 영역으로 정했습니다. 다만 과기정통부는 최종 의사결정에 사람이 개입하면 고영향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회사는 AI 채용 사실을 구직자에게 반드시 알려야 하나요?
제31조 제1항의 사전 고지 의무는 인공지능사업자가 이용자에게 지는 의무입니다. 벤더 AI를 그대로 쓰는 회사는 이용자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있고, 채용절차법에 AI 사전 고지를 넣는 개정안은 아직 계류 중입니다.
AI 때문에 떨어졌다면 탈락 이유를 받을 수 있나요?
완전히 자동화된 결정이었다면 개인정보 보호법 제37조의2에 따라 설명 등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최종 판단했다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어 모든 경우에 사유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어디에 상담하거나 신고할 수 있나요?
채용절차 상담은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1350, 개인정보 침해 신고는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 118, 분쟁 조정은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AI 기본법은 채용 평가 AI를 고영향 영역으로 정했지만 구직자의 권리를 직접 늘린 법은 아닙니다. AI 활용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완전 자동화 결정이었다면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설명을 요구하세요.